[김현아] 전국이 동원된 교복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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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caption class="image-caption">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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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새 학기를 맞으며 전국의 소학교,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학생 교복, 신발, 가방생산이 기본적으로 결속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중앙텔레비전도 학생들의 교복을 소개하면서 생산이 결속된 소식을 내보냈습니다.
북한이 2024년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가장 주력한 분야는 교복, 신발, 가방 공급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작년말 진행된 당중앙 전원회의에서 경공업부문 관련 문제들을 별도 안건으로 다루면서 “내년 경공업성을 비롯한 해당 기관들과 각급 당·정권기관들, 각지 교복 생산 단위들이 책임성을 높여 학생 소년들의 필수용품 생산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올해 초에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학생 교복과 가방, 신발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일 것”을 강조했습니다. 내각과 성·중앙기관, 도 간부들도 생산계획을 면밀히 세우고 기술 보장, 자재 보장을 앞세우면서 작전과 지휘를 진행했고 생산자들은 교복생산을 위해 노력투쟁을 벌였으며 학생들도 일터를 찾아가 노래와 선동으로 고무했습니다.
이렇게 온 나라가 동원되었음에도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새로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대학생에 대한 공급만 기본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사실 교복은 모든 학생들에게 다 필요합니다. 소학교부터 고급중학교까지의 시기는 육체적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늦어도 2년에 1회는 새 교복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는 교복 디자인이 다르므로 그들도 새 교복이 공급되어야 하겠지만 아직까지 교복 생산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990년 이전에 북한에서는 국가가 책임지고 모든 학생들에게 교복을 공급해왔습니다. 그러나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교복 공급을 거의 하지 못해서 사람들은 시장에서 교복을 구입해 왔습니다. 생활이 어렵다 보니 주민들은 시장에서 교복과 신발, 가방을 마련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국가가 싼값으로 공급하도록 하고 있으니 고마워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의 신문 방송은 교복 공급을 두고 “총비서동지를 온 나라 대가정의 어버이로 모시고 사는 우리 인민의 긍지와 행복”으로,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제도”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밖에서 바라보면 너무 낯선 상황이어서 이해조차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옷과 신발 가방이 뭐 그리 큰 것이라고 저렇게 온 나라가 동원되어 야단을 떠는가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에서는 옷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70억 명이 사는 지구에서 한 해에 1천억 개의 옷이 생산된다고 합니다. 해마다 1인당 14개가 차례 질 정도로 많은 옷이 생산되고 있어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하면 옷 생산량을 줄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학생 1인당 4개의 옷을 공급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등장한 후 북한은 교육혁명 구호를 내걸고 교육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왔습니다. 신문, 방송에서는 시범적으로 건설된 새 학교 건물과 고아들을 위한 학원, 현대적인 전자통신장비를 이용하여 강의하는 모습이 계속 소개되고 있지만 실태는 다릅니다. 지방과 시골의 학교는 건물도 낡고 교육설비도 낙후하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는 교육 시설과 교구비품 공급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교원들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을 정도의 생활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육재정의 상당부문을 학부모와 학생들이 부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잘 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의 교육수준의 차이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경제를 발전시켜 이를 해결할 대신 작년 12월 교육후원법을 채택했습니다. 국가가 책임지기 어려우니 자체로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교육혁명, 교육강국 건설을 위해서는 교육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러자면 경제문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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